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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토스페이스 논란, 금융과 디자인 그리고 혁신에 관하여

by Ryan Yoon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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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에서 이모지폰트 토스페이스를 출시했습니다. 더 쉽게 의미를 전달하고, 한국만의 디자인을 담기 위해 이모지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위와 같이 달러를 원으로 표시하는 등, 일부 유니코드에 1대1로 매칭되는 이모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오류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유니코드에 자의적인 해석이나 오류가 발생할 시,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게 그 이유인데요. 특히, 스크린리더를 활용하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치명적입니다. 디자인과 금융, 그리고 혁신에 대한 제 생각을 간단하게 남겨보겠습니다.


금융과 디자인, 물과 기름

토스 화면 일부 캡처

  금융은 굉장히 기능적입니다. 목적이 분명하고 그 목적을 이루는 것이 금융의 본질입니다. 그렇기에 목적을 얼마나 “잘” 수행하였는지가 평가 요소였지 “어떻게”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어떻게”에 초점이 맞춰진 디자인은 금융업에서 공감받지 못했으며, 현재도 전통적인 금융업에서는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스는 핀테크라고 할지라도 본질은 금융업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디자인에 진심이죠. Simplicity 21과 같은 디자인 컨퍼런스부터 그래픽, UX wrighting 직무까지 기존 금융업과는 확실하게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토스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춰 기능적인 금융을 바꾸고자 하고 있습니다. 바로 쉽고 편리한 금융이죠. 그래서 이들은 디자인을 통해 어려운 금융 용어와 설명들을 직관적으로 풀어내고자 했고, 결국 "편리함"이라는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편리함에 공감했고 많은 유입을 이끌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금융과 디자인은 섞기 어려운 물과 기름같습니다 . 금융은 처음부터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여러 금융 사고들이 쌓이면서 지켜야할 규제들이 늘어났고,  계속해서 부차적인 과정이 쌓여갔죠. 편리함에는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고, 빈틈에서 비롯된 사고는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계속된 사고는 또 다시 규제를 만들 것이기에, 금융과 디자인을 완전히 섞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백종원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안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PLUS]  앞으로 토스에게는 물과 기름을 적절히 섞은 에멀전(emulsion) 상태를 만들기 위한 "치밀함"이 요구됩니다. 편리하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수순인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치밀하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나이대와 케이스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특히, 테크 기업의 특징인 주요 사용자만 타겟하는 것이 아닌 소외 계층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긴 많은 규제가 금융기업이 소외 계층을 고려하지 않아 생긴 문제이기에, 정말 치밀하거나 이전에 토스가 보여주었던 쿨한 보상체계를 가져가는 방안들이 필요하겠네요.

 

※ 토스의 쿨한 보상체계는 "사고 선보상"으로 보이스피싱 발생 시, 수사 기관 결과 발표 이전에 회사가 보상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 해당 글에서는 디자인을 그래픽, UI, UX 등 전반적인 요소를 묶어서 통칭하였습니다.


혁신과 파괴

  토스가 가장 많이 듣는 칭찬은 "혁신적이다"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비판 또한 "혁신적이다"라는 말이죠. 토스페이스의 문제 역시 혁신에서 비롯된 파괴가 문제였습니다. 치밀함이 부족했고, 공통 소통 체계를 무시한 혁신이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이에 디자이너 사이에서는 꽤나 큰 화제가 되었고 이를 비교하는 사이트도 생겨났죠. 해당 논란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1. 너무 큰 아젠다를 이모지에 적용했다는 점

개인적으로 토스페이스에게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모두을 위함"이라고 시작하니, 이모지가 완벽한 소통을 만들어야할 것 같고 누구에게도 불편함이 없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금융에 친화적인" 혹은 "토스만의 디자인을 담은" 이라고 축소했다면, 논란도 조금은 적었을 것 같습니다.

 

2. 원래 이모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음

Folding Hand

소통의 문제가 과연 그렇게 클까? 라는 의문도 있습니다. 원래 이모지는 축약적이기에 완벽한 소통은 어렵습니다. 위 "Folding Hand" 이모지와 같이 하이파이브, 종교의 의미, 감사, 부탁 등 사람마다 다른 뜻을 보이기도 하죠. 

 

3. 실제 중요한 소통에 사용되진 않음

pager

또한 해당 이모지의 뜻이 중요하게 사용되는 경우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pager(무선호출기)가 위처럼 나오는데, give me pager이라는 문장을 give me 📟.이라고 쓰진 않습니다. 보통 문장 사이에 이모지를 넣지 않고, 부가적인 느낌이나 강조 혹은 level을 표현하는 기호로 쓰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4. 실제로 크게 다른 건 많지 않음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위 비교 링크에서 천천히 이모지를 비교해봤지만 크게 다른 이모지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또한 토스는 국내에서 한정하여 파급력이 있기에 외국에서까지 본 이모지를 사용할까 싶긴합니다.  


마치며

  토스 내부에서도 위와 같은 이슈들은 사전에 인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토스를 옹호하는 것 같지만 이들의 혁신을 응원하기에 이런 글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모지는 심볼의 역할을 하기에 1%의 소수 혹은 상황이 예상된다면 편리함과 저울질이 필요했겠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유니코드 추가 등의 방법, 혹은 사전에 해당 내용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토스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수정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논란이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토스가 걷는 혁신의 길은 계속해서 응원하고 싶습니다.


※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은 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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